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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혼 - 윤석구의 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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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한영해블로그 2023. 7. 31. 17:2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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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 혼

윤석구 시인의 시를 공감해 봅니다.

 

늙어가는 길...

처음 가는 길입니다.

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.

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

늙어가는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

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.

 

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.

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.

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.

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고

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

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.

 

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

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.

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

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.

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

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.

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

황혼의 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.

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,

해돋이보다 아름답다는 해넘이처럼.

그렇게 걸어가고 싶습니다.

 

오늘도 감사와 사랑이 함께하는

행복한 나날 보내세요.^^~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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